황수범배유인옥천김씨묘갈명(黃壽範配孺人沃川金氏墓碣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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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壽範配孺人沃川金氏墓碣銘
憲宗八年辛丑榮川士人黃壽範配孺人沃川金氏殉其夫同日死之鄕里歎 曰烈婦也同穴而葬郡南汾浦里泉谷坐良原後百三十年伐石表墓道宣城 金承學摭其事而爲之銘曰烈婦全姓厥籍管城遠祖休溪自靖家榮綿綿十 世有諱重諶是取某氏克諧瑟乃生烈婦幼己端莊十四言筓載歸于黃黃系 箕城大海之裔日諱壽範爲賢夫壻嫓德宣家溫柔婦德方膺天祉有雍鳧藻 胡爲夫子猝道劇疾須臾命盡救起無術烈婦一慟更着嫁衣就依屍傍氣絶 幷歸遠通驚嗟曰如其烈歛同其日同穴而均噫彼效烈世多其倫或以矣志 或以潔身每遇疾風幽闌播馥晏晏殉從全氏所獨時當晟世風勵倫綱卓矣 所辨宣在褒揚無有啓達未蒙蒙旋典淸漸邈海劫屢變霜日貞節聲響況泯 化者何預世道之隕爰有子女男爲浩淵一女適人曰永嘉權相俊相杰以及 相福次弟三孫餘煩不錄惟曾孫春氣舜其兒實是世嫡始璨斯碑誰袖張狀 謁以顯銘惟其左右亦有世明煌煌棹楔雖不門閭阡塗璀斷可堪特書爲擧 大者餘不暇詳石久或磨烈永流芳
  宣城金承學謹撰


황수범배유인옥천김씨묘갈명 서문과 함께
 헌종(憲宗) 8(八)년(서기 1842(一八四二)) 신축에 영주(榮州)의 선비 황수범(黃壽範)의 배위(配位)인 유인(孺人) 옥천전씨(沃川全氏)가 그 남편이 죽은 날에 자진(自盡)해 죽어 향중 마을 사람들이 열부(烈婦)라고 말하고 같은 묘혈(墓血)에 합장(合葬)하였으니 군(郡)의 남쪽 분포리(汾浦里)의 샘골 간좌(艮坐)의 둔덕이다.
 그 후 130(一百三十)년이 지나서 돌을 다음어 묘비(墓碑)를 세우는데 선성(宣城) 김승학(金承學)이 그 사실을 모아 묘갈명(墓碣銘)을 말하노니

烈婦全姓 열부(烈婦)의 성씨(姓氏)는 전씨(全氏)이며
厥籍管城 그의 본관(本貫)은 옥천(沃川)이었다.
遠祖休溪 휴계공(休溪公)이 먼 조상인데
自靖家榮 난세(亂世)를 피하여 영주에 살았다.
綿綿十世 연면(連綿)하게 십세(十世)를 이어 내려서
有諱重諶 중심(重諶)이란 휘(諱)를 가진 분이 있었다.
是取某氏 이분이 모씨(某氏)에게 장가들어서
克諧瑟  부부(夫婦)의 금실(琴瑟)이 극히 좋았다.
乃生烈婦 그러한 가운데 열부(烈婦)를 낳으니
幼己端莊 그 어려서부터 단정하고 장중(莊重)했었다.
十四言筓 열네살에 혼인말이 오고 가다가
載歸于黃 황씨(黃氏)의 가문에 신행(新行)들었다.
黃系箕城 황씨의 세계(世系)는 평해(平海)가 관향이며
大海之裔 대해공(大海公)의 후예손이 되는 집이다.
日諱壽範 남편의 휘(諱)는 수범(壽範)이었으며
爲賢夫壻 어진 남편 어진 사위가 되었었도다.
嫓德宣家 덕(德)있는 가문(家門)에 짝이 되어서
溫柔婦德 온유(溫柔)하게 부도(婦道)를 지켜나갔다.
方膺天祉 바야흐로 천복(天福)을 누리어 가며
有雍鳧藻 물오리처럼 다정하게 살아가더니
胡爲夫子 어찌하여 부군(夫君)이 잘못되어서
猝道劇疾 갑자기 몹쓸 병에 걸리었는가.
須臾命盡 몇날이 안 되어 명(命)을 다하니
救起無術 살려낼 방술(方術)이 도무지 없네.
烈婦一慟 열부(烈婦)가 한번 크게 통곡한 뒤에
更着嫁衣 시집 올 때 입던 옷 다시 입고서
就依屍傍 남편의 시신(屍身) 곁에 누워서
氣絶井歸 기절(氣絶)하여 남편 따라 죽어갔었네.
遠通驚嗟 원근에 사는 사람 놀라고 탄식하며
曰如其烈 그것은 열부(烈婦)라고 입을 모았네.
飮同其日 그 날에 부부(夫婦)함께 염(斂)을 마치고
同穴而均 한 무덤에 합폄(合窆)으로 장사 지냈네
噫彼效烈 아! 열부(烈婦)를 본받아 행한 사람들
世多其倫 세상에는 그런 무리 많기도 하여
或以矣志 혹은 뜻으로만 열부가 되기도 하고
或以潔身 혹은 그 순결(純潔)을 지켜나가도
每遇疾風 매양 질풍(疾風)같은 때를 만나면
幽闌播馥 그윽한 난초(蘭草)처럼 향기 피우지만
晏晏殉從 화평한 마음으로 따라 죽은 사람은
全氏所獨 전씨(全氏)만이 그 일을 홀로 해냈네.
時當晟世 태평한 성세(盛世)를 만났더라면
風勵倫綱 윤강(倫綱)을 장려하는 교회(敎化)로 삼아
卓矣所辨 그가 단행(斷行)한 높은 정절(貞節)은
宣在褒揚 마땅히 포양(褒揚)함이 있을 것이나
無有啓達 상달(上達)하여 아뢰올 길이 없어서
未蒙蒙旋 정려(旌閭)의 은전(恩典)을 입지 못했네.
典淸漸邈 국운(國運)이 돌아올 희망 점점 멀어져
海劫屢變 상전(桑田)이 벽해(碧海)가 여러 번 되었네.
霜日貞節 추상(秋霜)과 백일(白日)같은 그 정절도
聲響況泯 소리의 울림이 없어져 가니
化者何預 죽은 사람이야 어찌 관계 하랴만
世道之隕 세상의 정도(正道)가 떨어짐일세.
爰有子女 이 분들도 아들과 딸이 있으니
男爲浩淵 아들의 이름은 호연(浩淵)이었고
一女適人 시집간 한 사람 딸이 있으니
曰永嘉權 안동권씨(安東權氏) 가문의 며느리 됐네.
相俊相杰 상준(相俊)과 상걸(相杰)이 차례로 나고
以及相福 그 다음의 이름은 상복(相福)이네.
次弟三孫 차례대로 손자가 세 사람 있고
餘煩不錄 나머지는 번거로워 기록 않네.
惟曾孫春 오직 증손지(曾孫子)에 춘(春)이 있으며
氣舜其兒 기순(基舜)은 그 사람의 아들이온데
實是世嫡 실제로 이 사람이 적사손(適嗣孫)으로
始璨斯碑 이 비(碑)를 비로소 다듬게 했네.
誰袖張狀 누가 있어 나에게 행장(行狀) 보내어
謁以顯銘 묘갈명(墓碣銘)을 지어 달라 청을 했는가.
惟其左右 오직 그들의 좌우(左右)에 있는 사람
亦有世明 또한 세명(世明)씨가 거기에 있네.
煌煌棹楔 빛나는 정려문(旌閭門)이 내리어져서
雖不門間 비록 문 거리에 세우지는 못해도
阡塗璀斷 무덤 길에 큰 비석 세워 놓으니
可堪特書 특서(特書)의 큰 글자를 실을 만 하네.
爲擧大者 큰 줄거리만 들어서 비명(碑銘)을 하고
餘不暇詳 나머지는 자세하게 기록 못한다.
石久或磨 비석(碑石)은 오래되면 마멸(磨滅)될 수 있어도
烈永流芳 열부(烈婦)의 꽃다운 이름 영원하리라.

  선성(宣城) 김승학(金承學) 삼가 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