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의랑순흥훈도황공연지제단비(承議郞順興訓導黃公鋋之祭壇碑)
승의랑 순흥훈도 황공 연 제단비
공의 휘는 연(鋋)이며 성은 황씨이고 그 선대는 평해인이다.
공의 5(五)대조(祖)의 휘는 진(璡)이니 고려 검교군자감(檢校軍資監)이었고 증조는 휘가 원로(原老)니 사록참근(司錄叅軍)으로 영해부사(寧海府使) 증좌부승지(贈左副承旨)이니 평해로
부터 영천(현재 영주) 초곡리(草谷里)로 이사하여 살았다.
할아버지의 휘는 근(瑾)이니 예문관직제학(藝文館直提學) 증
자헌대부한성좌윤(贈資憲大夫漢城左尹)이요 아버지의 휘는 유정(有定)이니 문과(文科)에 올라
자헌대부공조판서(資憲大夫工曹判書)요 어머니는 정부인(貞夫人) 봉화정씨(奉化鄭氏)이니
형부상서(刑部尙書) 운경(云敬)의 딸이다.
공은 홍무경신(洪武庚申) 1380(一三八○)년에 출생하였다.
생원(生員)으로 승의랑순흥훈도(承議郞順興訓導)이었다. 영천(榮川)에서 다시 풍기(豊基)로
이사하여 그 자손들이 이로부터 드디어 풍기 사람이 되었다.
신사(辛巳) 1461(一四六一)년에 서거하니 향년 72(七二)세(82(八二)세가 잘못된 것 같음)로 묘소는 영천군
남쪽 반곡리(蟠谷里) 해좌원(亥坐原)이다. 배(配)는 공인(恭人)으로 청주정씨 지평(持平)
시(時)의 딸이요, 문간공(文簡公) 복(福)의 손녀인데 묘는 지천(芝川)의 손좌원(巽坐原)이다.
두 아들을 낳았으니 아들 말손(末孫)은 선교랑(宣敎郞)으로 사온서주부(司醞署主簿)요 또한
아들의 이름은 계손(季孫)이요 딸은 영천 이씨 오(塢)에게 출가하였으니 그는 직제학이다.
말손의 아들은 효동(孝仝)이니 순능참봉(順陵叅奉)이요 계손의 맏아들은 원명(遠明)이니
학관(學官)이며, 또 아들 수운(守雲)과 수동(守仝)이 있다.
이오(李塢)의 아들은 희량(熙良)인데 사정참봉(司正叅奉)이다. 손자 치(觶)는 의릉(義陵)의 참봉(叅奉)이요 또 손자 굉(觥)과 상(觴)이 있다. 치(觶)의 아들은 준량(俊良)인데 호가
금계(錦溪)요, 문과(文科)에 급제하여 벼슬이 성주목사(星州牧使)에 이르렀고,
퇴계(退溪)의 문하(門下)에서 배웠다. 일찍이 문장으로 세상에 이름을 날렸고, 늦게는
성리학(性理學)을 궁구(窮究)하였다. 모든 일에 부지런하고 게으르지 않아 퇴계선생의
추허(追許)하는 바가 되었다. 금계선생이 서거하게되자 퇴계선생이 직접 금계선생의
관(棺) 위에 쓰기를 [오호 망우 금계 황선생(嗚呼 亡友 錦溪 黃先生) 슬프다 돌아간 벗 금계 황선생]라고 하고 또한 퇴계 선생이 금계공의 행장(行狀)을 짓기도 했다.
금계공의 문집이 간행되었으며, 금계선생은 욱양서원(郁陽書院)에 배향되었고, 금계의 동생 수량(秀良) 역시 퇴계 선생의 문하에서 배웠는데 호가 금간(錦澗)이요 벼슬이 부령(富寧)1)의 교수(敎授)였다. 이하는 다 기록하지 않는다.
아! 공이 성스러운 임금의 태평성에 태어나서 훌륭한 유친(有定) 아래 가정교육을 받으셨으니 기필코 시(詩)를 듣고 예(禮)를 들어서 부모에 대한 효도와 형제간의 우애와 자녀에 대한 자애 이웃에 대한 사랑의 행적들이 있었을 터인데 오랫동안 난리로 인하여 재난을 당하여 증빙될 만한 자료가 없어 당시의 사적들을 추적할 수 없으니 어찌 사랑스런 후손들의 끝없는 유감이 아닐 수 있으리오.
자손이 번창하고 가업(家業)이 대대로 이어져서 고손자(玄孫) 금계(錦溪) 같은 이에
이르러서 적실(的實)하게 한서(寒栖)의 뜻을 받아서 부조묘향(不祧廟享)(: 영원히 제사지내는
사당)을 설치했다.
그러니 성(盛)하게도 유림(儒林)의 명문가문이 되었으니 이는 어찌 공의 쌓은 두터운 음덕(陰德)의 결과가 아니리오!
후손 원섭(元燮)과 천섭(天燮) 등이 누추한 나의 집에 찾아와 빗돌에 새길 글을 지으라고
위촉하거늘 스스로 추리해 보건대 나는 이미 늙고 병들고 또한 문장이 신통치 못하니 실로
이 부탁에 부응할 수가 없겠으나 사귐이 오래된 처지에 또한 끝까지 사양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보첩(譜牒)에 의거하여 그 순서로 계통을 맨 자손을 기록하기를 앞에서와 같이 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 선조를 추모하는 효도 생각의 지극한 뜻을 채워주는 바이다.
교분있는 집2)의 후손 영양(永陽) 이용구(李龍九) 짓고
단기 4326(四三二六)년 9(九)월 일 후손 천섭(天燮) 삼가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