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處士黃學行狀
處士黃公의諱는濘이요字는學中이며號는晚翠니其先은平海人이다高麗大匡輔國諱墉의後孫이며祖의諱는美晶이 니贈嘉善大夫護軍이요考의諱는錫文이며비는咸安趙氏니漁溪先生旅의後孫이다 英廟戊寅二月十六日에靑雲里第에서公이나셨다幼時로부터讀을좋아하더니父親이일찍볏논에새를보라하니冊을 끼고가서읽기를쉬지않는지라또山에가서柴木을해오라하니책을읽지못함을恨하더니成長함에厚岩權先生門下에 서科擧工夫를하다가말하기를이글은學問之道가못된다하고性理書를배우고져하거늘先生이嘉尙하게여겨잘지도 하고敎誘하더니先生이不幸하게도下世하는지라그때마침川沙金先生이儒子亭에서講道하게되니處士가書籍을지 고先生을좇아大學論孟等四書와心經近思錄을배우고곧學問의工夫가特異한것이아니라다만日用事爲에있음을알 고부지런히배우고물으며生覺하고分辨하는곳에힘을모으고容貌와語氣의調和를이루고言語行動이眞實한것으로 一貫하며談論이유창하고識見이豊富하더니뜻하지않게스승이또急逝함으로많은衝擊을받았다 그러나더욱마음을 가다듬고學行과德望이높은學者들을찾아疑問을質正하여크게集成하게되니遠近의士大夫들이즐겨사귀며尊敬하 지않는이가없더라郡守縣監들도그의名聲을듣고보기를願하며請하되가지아니하니縣監이地方선비들의會試를主 宰하고吏屬을보내어觀光하기를勸하니處士말하기를스스로알면밝은判斷이있을것이다그리고내가試才같은것을 버린지가벌써오래된다하고가지않으니吏屬들이感歎해말하기를靑雲里中에眞實로높은선비가있다하더라 일찌기松壇下에居室을짓고그곳에洞里少年들을모아가르치며嚴訓과善誘를竝用하더라士友의訪問이있을때는 그 送迎接對가禮節과法度에어긋남이없으니不問可知로安定先生과그弟子같음을잘짐작할너라前面뚝대위에큰못이 있는데地勢가좋은지라그곳을修築하여修養處로삼으려하였으나財力이窮乏하여뜻을이루지못하였다또때로는朝 夕食事를제대로못하는貧寒이닥쳐와도晏然한姿勢로조금도근심되는빛이보이지않았다 今上甲子九月二十二日에卒하니享年이四十七歲러라그해十月十六日에府內蘿葛洞丙子之原에安葬하니道內名士
와勝友들의輓詩와祭文으로葬事行列에큰波動을이루었더라 그리고명정에晚翠處士黃公之柩라하였더라嗚呼라處 士能히卓然히自立하고毅然히奮發하여當時學問이높고많은先輩의門下에서經學을工夫하고옛賢人들의爲己하는 趣旨에留意하여困窮하다하여남에게屈하는일이없고憂愁慘切로節介를 고치는일이없이오직義理에當爲함만알뿐 名利에當함에혹하지않더라그리고 그立志의高邁함과進學에날카로움이大方家와舊族中에도보기드문學者라하겠 으니孟子의이른바豪傑之士라하겠더라萬若그天壽가좀더하였던들 그의成就함이여기서 그치지아니하였으리라哀 惜하다그뜻을다펴지못하고또 그業을마치지못하고초조히窮山峽谷에埋沒되고말았으니나의벗柳景韓氏가어느날 나를보고말하기를나의아우가전에黃處士의文章若干篇을모아둔것이있고또 그의行狀을지을뜻이있더니 그도또한 일찍갔으므로不得已오늘이일을 그대가留念해주기바란다함으로나같은淺學菲才로감당할수없는人物이지만季氏 다同人의友誼가깊고또處士와同門之誼가있어자주相從하던터이며또 그의善行을欽羨하던바이므로졸연간에自己 의能力을生覺할사이없이謝絶할수없는환경에빠져한통을謄出하고行蹟을略述하여붙이노니今世에文筆을잡은兄 이一言의惠賜를더해주었으면闡明褒揚하는뜻이적지않았으리라
達城徐活謹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