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운처사황공묘표(晩雲處士黃公墓表)
만운처사황공묘표(晩雲處士黃公墓表)
황영기(黃榮起) 보(甫)가 경북(慶北) 선산(善山)으로부터 이곳에 찾아와 그의 증조부
만운공(晩雲公)의 유고(遺稿) 한쪽을 지참(持參)하고 묘문(墓文)을 청하여 말하기를
고향 문하생(門下生)인 유계노인(儒契老人)들이 근근이 상석망주(床石望柱)를 갖추고
영기(榮起)도 타향(他鄉)에서 근성(謹誠)의 힘을 다하여 천리호남(千里湖南)에서
비석을 성역(誠役)의 위업(偉業)을 썩히지 않음을 도모하노니 원컨대 한말씀
도와주시옵소서 하니라.
슬프다. 가난하고 늙고 약한 손자가 이 큰 역사(役事)에 힘을 쓰니 공의 덕이
사람에 들미 깊고 쌓임이 두터움을 알 수 있는지라 어찌 문루(文陋)함으로 사양(辭讓)할
수 있으리요.
살피건대 공의 휘 극동(極東)이오 자 여직(汝直)이니 학자(學者)들이
만운처사(晩雲處士)라 부르더라. 어려서부터 동생(董生)하는 행력(行力)이 있더니 자람에
이노만(李蘆湾)의 문하에 취학(就學)하여 자세히 읽고 익숙하게 생각함에 문예(文芸)가
일찍 성취하니라. 숭고한 문장을 지어 벽에 붙여놓고 같은 학자로 하여금 감동을
일으키게 한 바 있으니 따라 청하는 자 더욱 많아지고 성취하는 자 많은지라 그의 선조
만휴당(晩休堂)의 의로운 행적(行績)의 누락(漏落)을 한탄하여 하회(河回)의 류씨(柳氏)와
더불어 변증(辨證)한지 37(三十七)년의 오랜 후에 천명(闡明)하니 그 독실(篤實)함이
추선(追先)보다도 더 돈독(敦篤)함이 어찌 이런 것들이 있겠는가.
약관(弱冠)으로부터 일한 바를 날마다 기록하여 종세(終世)에 이름이 수천만 마디의
유사(遺辭)다. 저술책(著述冊)이 병화에 소실되고 약간 편만 남아 있다. 어찌 애석하지
않으리요.
공은 기량이 넓으며 의용(儀容)이 뛰어나 의관정복(衣冠正服)에 사람들이
경복(敬服)하지 않음이 없더라. 어버이 섬김에 지체구양(志軆俱養)의 도를 겸하고
돌아가심에 예를 따라 어김이 없으며 가내(家内)를 어거함에 법도가 있어 매 출입에
사당(祠堂)에 불천불식(不薦不食)하며 제일(祭日)에 엄숙히 제수(祭需)를 넉넉하게 갖추고
일가친척과 함께함에 다 서로 화목하고 어려움을 도우니라. 대개 효우(孝友)가
집에서 행해지고 인애(仁愛)가 남에게 미치니 어찌 성덕(盛德)한 군자(君子)가 아니겠는가.
그의 선조는 평해인(平海人)이니 고려(高麗) 금오장군(金吾將軍) 휘(諱) 온인(溫仁)이다.
여러 대(代)를 전하여 휘 용(𤨭)은 고려 대광보국(大匡輔國) 숭록대부(崇祿大夫)의
시호가 충경(忠敬)이며 후로 휘 천계(天繼)는 이조에 창업공신(物業功臣)으로
삼도관찰사(三道觀察使)요, 또 휘 귀성(貴成)의 호는 만휴당(晩休堂)이니 임란(壬亂)에
의주(義州)에서 어가(御駕)를 호종(扈從)한 공으로 공신으로서 정략장군(定畧將軍)에
제수(除授)되니 이는 공의 12(十二)대조이다.
고조는 휘 만걸(晩杰)로 사복시(司僕寺) 증직(贈職)이고, 증조는 휘 복하(復河)로
추증(追贈)에 승지(承旨)요, 조는 휘 종운(鍾韻)이니 가업을 일으켜
빈민구제(貧民救濟)하셨고, 고는 휘 경화(景華)니 효로서 세상에 문명(聞名)하고, 비(妣)는
전주이씨(全州李氏) 성녕군(誠寧君)의 후 양수(陽秀)의 여다.
공은 서기 1847(一八四七) 정미(丁未) 생에 졸(卒)은 1921(一九二一) 신유(辛酉) 3(三)월 26(二十六)일
수(壽) 75(七十五)로 백운동(白雲洞) 반월하(半月下)에 유원(酉原)이라.
배(配)는 안동김씨(安東金氏) 선평(宣平) 후손으로 백순(百淳)의 여로 1846(一八四六) 병오(丙午) 생으로서
1927(一九二七) 정묘(丁卯) 2(二)월 13(十三)일 졸로 81(八十一)세로 묘는 공과 합조(合兆)라.
3(三)남1(一)녀에 남에는 찬세(燦世) 찬시(燦時) 찬우(燦宇)요 여는 청송(靑松)) 심상춘(沈相春)이라.
장자의 남은 병렬(昞烈)이요 여에는 단양(丹陽) 우희도(禹熙道)요
차자의 남은 병래(昞來) 병률(昞律) 병주(昞朱)요
3(三)자의 남은 병순(昞舜) 병우(昞瑀)요 여는 양성(陽城) 이광규(李光奎)와 밀양(密陽) 박한갑(朴漢甲)이니
차증손(次曾孫) 영기(榮起)가 치석(治石)하니 누가 아버지를 생각하는 독실함에 감탄치 않으리요.
부끄러움 없는 조상의 자손이로다.
단군(檀君) 4316년(四千三百十六年) 계해(癸亥) 춘절(春節) 광산(光山) 김민수(金玟秀) 찬(撰)